비밀번호 규칙이 바뀌었다 — 복잡하게가 아니라 길게

“특수문자를 꼭 넣으세요. 석 달마다 바꾸세요.” 오래 들어온 말인데, 지금 기준은 그 반대다. 한국과 미국이 같은 방향으로 바뀌었다.

2026년 9월 29일 · IT

우리 기준에서 그 조항이 사라졌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개인정보의 안전성 확보조치 기준」(2026년 7월 1일 시행)에는 비밀번호를 어떻게 만들라는 규칙이 없다. 고시 전문을 찾아봐도 “작성규칙”이라는 말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

지금 남아 있는 건 제5조 제5항 한 줄이다.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취급자 또는 정보주체의 인증수단을 안전하게 적용하고 관리하여야 한다”
— 개인정보의 안전성 확보조치 기준 제5조 제5항

여기서 “인증수단”은 로그인에 쓰는 수단을 말한다. 조합이나 변경 주기를 정해 두지 않고, 안전하게 관리하라는 원칙만 남겼다.

미국 기준은 더 분명하다

미국 표준기술연구소(NIST)가 만든 SP 800-63B는 전 세계 기업이 참고하는 지침이다. 2025년 7월 최종본 제3.1.1.2절이 이렇게 정한다.

“문자 종류를 섞으라는 것과 같은 구성 규칙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SHALL NOT)” — 요건 5

“이용자에게 주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변경하도록 요구해서는 안 된다(SHALL NOT). 다만 인증 수단이 침해되었다는 정황이 있으면 반드시 변경하게 해야 한다(SHALL)” — 요건 6

왜 정반대로 바뀌었나

억지로 섞게 하면 사람이 오히려 예측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특수문자를 넣으라고 하면 → 끝에 느낌표 하나
석 달마다 바꾸라고 하면 → 숫자만 하나 올리기

규칙이 안전을 높인 것이 아니라 패턴을 만들었다. 공격자가 노리는 것이 바로 그 패턴이다.

그래서 기준이 길이로 옮겨 갔다

구분기준근거
비밀번호만으로 로그인최소 15자제3.1.1.2절 요건 1
2단계 인증까지 쓰는 경우최소 8자요건 1
서비스가 허용할 최대 길이64자 이상요건 2
유출된 비밀번호 목록대조해서 걸러 낼 것제3.1.1.2절

64자 조항은 이용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서비스에 대한 의무다. 길게 쓰려는 것을 막지 말라는 뜻이다.

그럼 언제 바꾸나

주기적으로가 아니라 유출 정황이 있을 때다. 그때는 반드시 바꾸게 하라고 같은 조항이 정하고 있다.

덤 — 제대로 만든 서비스는 내 비밀번호를 모른다

“비밀번호를 저장하는 경우에는 복호화되지 아니하도록 일방향 암호화하여 저장하여야 한다”
— 개인정보의 안전성 확보조치 기준 제7조 제1항

되돌릴 수 없는 형태로 바꿔서 보관한다는 뜻이다. 비밀번호를 잊었을 때 알려 주지 못하고 재설정만 해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어떤 서비스가 내 비밀번호를 그대로 알려 준다면, 그 자체가 문제다.

정리

무엇을어떻게
길이복잡함보다 길이가 먼저다
재사용서비스마다 다르게 — 한 곳이 뚫려도 다른 곳이 열리지 않게
2단계 인증문자 인증번호 등을 한 번 더 거치도록 켠다
변경주기적으로가 아니라 유출 정황이 있을 때

확인한 자료

확인일: 2026년 9월 29일

이 글은 일반적인 기준을 정리한 것이다. 회사나 기관의 내부 규정은 이 기준과 다를 수 있으므로 소속 규정을 따라야 한다.

이 글은 공개된 기준과 지침을 정리한 정보이며, 특정 서비스나 제품을 권하지 않는다. 기준은 변경될 수 있으므로 최종 확인은 해당 기관의 원문을 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