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도에서 멀어 보여도 실제로는 걸어서 10분인 역이 있다. 직통이 없어 갈아타야 하는 구간이 그렇다.
지하철 노선도는 갈아타는 곳을 보여주려고 만든 안내도다. 실제 거리와 방향은 읽기 쉽게 비틀려 있다. 그래서 노선도에서 멀어 보이는 두 역이 실제로는 걸어서 10분 거리인 경우가 생긴다.
직통 노선이 있으면 당연히 타는 게 빠르다. 문제는 직통이 없어 갈아타야 하는 구간이다. 환승 통로를 걷고, 계단을 오르고, 다음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을 다 더하면 지상으로 걷는 편이 빠를 때가 있다.
아래는 보행 경로 거리를 실제 길 기준으로 재고, 지하철은 역간 운행시간에 환승 통로 시간과 대기 3분을 더해 비교한 것이다.
| 구간 | 걷는 거리 | 걸어서 | 지하철 | 차이 |
|---|---|---|---|---|
| 2호선 용답 ↔ 5호선 답십리 | 742m | 10.3분 | 18.4분 (왕십리 환승) | 걷는 게 8.1분 빠름 |
| 2호선 방배 ↔ 7호선 내방 | 873m | 12.1분 | 16.9분 (환승 2회) | 걷는 게 4.8분 빠름 |
| 3호선 신사 ↔ 7호선 논현 | 659m | 9.1분 | 11.0분 | 걷는 게 1.9분 빠름 |
| 1호선 종각 ↔ 5호선 광화문 | 685m | 9.5분 | 10.5분 (종로3가 환승) | 거의 같음 |
용답과 답십리는 노선도에서 한참 떨어져 보인다. 2호선 지선과 5호선이라 왕십리까지 나갔다 돌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걸어서 742m, 10분이다.
여기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지도에서 두 역 사이의 직선거리를 재고 “가깝네”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사이에 무엇이 있는지가 빠진다.
강, 철길, 고속도로, 큰 공원은 직선거리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판단하기 전에 지도 앱에서 도보 경로로 검색해야 하는 이유다.
서울교통공사가 공개하는 환승 소요시간 데이터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다. 거리를 시간으로 나누면 정확히 초속 1.2미터가 나온다. 평지를 그 속도로 걷는다고 가정한 값이다.
계단, 에스컬레이터 줄, 사람에 막혀 서 있는 시간은 들어 있지 않다. 실제 환승은 데이터에 적힌 시간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는 뜻이다.
| 환승 통로 거리 | 구간 수 |
|---|---|
| 100m 미만 | 58 |
| 100~199m | 54 |
| 200~299m | 21 |
| 300m 이상 | 7 |
서울 지하철 환승 구간 140개의 평균 통로 거리는 133m다. 가장 긴 곳은 홍대입구에서 공항철도로 갈아타는 355m 구간으로, 공사가 안내하는 소요시간이 4분 56초다.
한 정거장을 가는데 갈아타야 하는 경우, 평소에는 지하철이 1~3분 빠르다. 그런데 열차를 아래 시간보다 오래 기다리면 뒤집힌다.
| 구간 | 이만큼 기다리면 걷는 게 빠르다 |
|---|---|
| 신당(2호선) → 동묘앞(6호선) | 4.0분 |
| 동대문(4호선) → 동묘앞(1호선) | 4.6분 |
| 을지로3가(2호선) → 종로3가(3호선) | 5.3분 |
| 종로3가(5호선) → 종각(1호선) | 5.3분 |
배차 간격이 긴 노선이나 시간대라면 흔히 넘는 시간이다. 승강장에 내려갔는데 방금 열차가 떠났다면 계산해 볼 만하다.
걷는 게 빠르다는 것이 늘 걸으라는 뜻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