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어머니는 한 묶음이다. 그런데 아들·며느리·손주는 각각이다. 법이 무엇을 묶고 무엇을 나누는지 조문으로 정리했다.
아버지에게 5,000만원을 받고 어머니에게 또 5,000만원을 받으면 1억원까지 증여세가 없을까. 아니다. 법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한 묶음으로 본다.
그런데 방향을 바꾸면 답이 정반대가 된다. 받는 사람이 늘면 한도가 각각 생긴다. 같은 법 안에서 한쪽은 묶이고 한쪽은 나뉜다. 그 기준이 무엇인지가 이 글의 내용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는 증여재산 공제를 정하면서 직계존속을 이렇게 적었다.
괄호 안이 핵심이다. 직계존속의 배우자까지 포함하므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하나로 묶인다. 할아버지·할머니도 직계존속이라 같은 묶음이다.
기간도 한 번이 아니라 10년 누적이다. 조문은 “증여를 받기 전 10년 이내에 공제받은 금액”을 합해서 한도를 넘으면 초과분은 공제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받는 사람이 미성년자이면 5,000만원이 아니라 2,000만원이다.
공제는 받는 사람(수증자)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그래서 할아버지 한 분이 여러 사람에게 줄 때는 각각 한도가 적용된다. 다만 금액이 같지 않다.
| 받는 사람 | 관계 | 10년 공제 한도 |
|---|---|---|
| 배우자 | 배우자 | 6억원 |
| 아들·딸, 손주 | 직계비속 | 5,000만원 |
| 부모·조부모 | 직계존속 | 5,000만원 (미성년자가 받으면 2,000만원) |
| 며느리·사위 | 기타 친족 | 1,000만원 |
며느리와 사위가 직계비속이 아니라는 점이 자주 놓치는 부분이다. 기타 친족은 6촌 이내의 혈족과 4촌 이내의 인척을 말하고, 한도는 1,000만원이다.
손주도 직계비속이라 공제는 5,000만원이다. 그런데 공제를 받고도 과세표준이 남으면, 거기서 나온 산출세액에 30%가 가산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7조의 세대 생략 할증과세다.
증여 이야기에서 10년이라는 숫자가 두 번 나오는데, 뜻이 완전히 다르다. 이걸 섞으면 계산이 틀어진다.
| 어느 10년 | 근거 | 무엇을 정하나 |
|---|---|---|
| 공제의 10년 | 제53조 | 10년마다 공제 한도가 새로 생긴다 |
| 합산의 10년 | 제13조 | 사망 전 10년 이내 증여는 상속재산에 다시 더한다 |
제13조는 상속세 과세가액을 정하면서, 상속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과 5년 이내에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증여한 재산을 가산하도록 한다.
그래서 “미리 증여해 두면 상속세 계산에서 빠진다”는 말은 그 기간을 넘겼을 때 성립한다. 9년 전에 자녀에게 준 재산은 상속재산에 그대로 가산된다.
이 글은 세무 자문이 아니다. 실제 세액은 재산의 종류와 평가액, 과거 증여 이력, 가족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개별 사안은 국세청 상담센터(국번 없이 126)나 세무사에게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