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가 확정되면 가격제한폭이 걷힌다. 제도가 적정 가격을 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상장 주식에는 가격제한폭이 있다. 한국거래소 규정은 가격제한폭을 기준가격 대비 상하 30%로 정하고, 기준가격에 0.3을 곱해 산출한 금액을 더하거나 빼서 상한가와 하한가를 만든다. 기준가격은 보통 직전 거래일의 종가다.
그래서 어제 1만원이던 주식은 오늘 아무리 올라도 1만 3천원, 아무리 떨어져도 7천원이다. 이 틀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 국내 시장의 기본이다.
상장폐지가 확정된 종목은 다르다. 한국거래소 규정 「정리매매종목의 매매방법」은 이 기간에 가격제한폭을 두지 않는다고 명시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 지정사유를 해소하지 못해 상장폐지기준에 해당하거나, 해산사유 등으로 관리종목 지정 없이 상장폐지기준에 해당하면 거래소는 그 종목을 상장폐지한다. 이때 주주에게 마지막 환금의 기회를 주기 위해 7일간(매매거래일 기준) 매매거래를 허용하는데, 이것이 정리매매다.
거래소는 이유를 규정 설명에 직접 적어 두었다.
회사가 청산될 때 주주에게 남는 몫이 얼마인지는 자산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제도가 그 값을 하나로 정하지 않겠다는 뜻이고, 그래서 상한도 하한도 걸지 않는다.
| 구분 | 일반 종목 | 정리매매종목 |
|---|---|---|
| 가격제한폭 | 기준가격 대비 상하 30% | 없음 |
| 체결 방식 | 접속매매(실시간) | 30분 단위 단일가 |
| 하루 체결 횟수 | 장중 계속 | 14회 |
| 호가 유형(코스닥) | 지정가·시장가 등 | 지정가만 |
| 애프터마켓(코스닥) | 가능 | 거래되지 않음 |
| 기간 | 제한 없음 | 7매매거래일 이내 |
가격제한폭을 없앤 대신 체결을 30분에 한 번으로 묶었다. 거래소 설명에 따르면 급격한 가격변동에 따른 투자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다. 제한은 풀되 속도는 늦춘 셈이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의 정리매매종목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6년 10월 23일 낮 12시 51분 기준(20분 지연)으로 정리매매 중인 종목은 세 개였고, 등락률은 다음과 같았다.
| 등락률 | 매매개시일 | 매매종료일 |
|---|---|---|
| +142.62% | 2026-10-19 | 2026-10-27 |
| +38.70% | 2026-10-21 | 2026-10-29 |
| 0.00% | 2026-10-22 | 2026-10-30 |
종목명은 싣지 않는다. 이 글은 제도를 설명하는 글이고 특정 종목에 대한 판단이 아니다. 다만 숫자만 보면 분명하다. 하루에 142%가 오르고 38.7%가 오르는 것은 상하 30% 제한 아래에서는 나올 수 없다.
매매개시일과 매매종료일 사이가 7거래일이라는 점도 표에서 확인된다. 10월 19일에 시작한 종목의 종료일이 10월 27일인 것은 그 사이에 주말이 끼어 있기 때문이다. 달력 기준 7일이 아니라 거래일 기준이다.
정리매매는 상장폐지가 이미 확정된 뒤에 열리는 절차다. 기간이 끝나면 그 주식은 해당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다. 기간 중 주가가 몇 배로 뛰었다고 해서 상장폐지 결정이 되돌아가지는 않는다.
거래소가 이 기간을 열어 두는 이유도 「마지막 환금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라고 규정에 적혀 있다. 가격을 올려 주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들고 있던 주식을 정리할 시간을 주기 위한 장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