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엿듣는 걸까

연구는 못 찾았다. 그런데 실제로 적발된 것은 엿듣기가 아니었다.

2026년 10월 19일 · IT

두 가지는 갈라서 봐야 한다

검색한 것이 광고에 따라붙고, 말한 것까지 뜨는 것 같다. 같은 질문처럼 들리지만 근거의 종류가 다르다. 앞쪽은 구조가 공개되어 있어 칸 이름까지 확인할 수 있고, 뒤쪽은 증거를 따져야 하는 문제다.

검색한 쪽 — 칸이 공개돼 있다

온라인 광고 입찰 요청의 규격(IAB Tech Lab, OpenRTB 2.6)에는 어떤 정보를 담는지 칸 이름이 적혀 있다.

객체칸
User → Data → Segment이용자가 들어간 관심사 묶음의 id 와 name
Deviceip · make(제조사) · model(모델명) · carrier(통신사) · ifa(광고 식별자)
Geolat(위도) · lon(경도) · city(도시) · zip(우편번호)

이 부분은 OTT 광고 편에서 자세히 다뤘다. 여기서는 「그래서 말한 것은 어떤가」로 넘어간다.

「말한 것」 — 앱 17,260개를 뜯어본 연구가 있다

2018년에 나온 Panoptispy 연구는 안드로이드 앱 17,260개를 정적·동적 분석으로 조사했다. 구글플레이와 중국 앱장터 세 곳(AppChina, Mi.com, Anzhi)에서 받은 앱이다. 앱이 실제로 내보내는 네트워크 트래픽을 가로채 그 안에 미디어 파일이 들어 있는지 찾는 방식이었다.

결과는 이렇다.

We did not find any true positive audio files in our extracted dataset, i.e., no apps appeared to exfiltrate audio in our tests.

몰래 녹음해 올리는 앱은 나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연구진이 한계도 같이 적었다

논문 8절 Limitations에 이렇게 적혀 있다.

our media extraction method is not perfect. For example, an app could transform an audio recording into a different format (e.g., a text transcript or musical features such as beat and notes) that our system does not detect.

소리를 글자로 바꿔 올리면 자기들 방법으로는 못 잡는다는 것이다. 여러 앱이 짜고 권한을 우회하는 경우도 놓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렇게 동작한 앱이 같은 논문에 있다

음성 비서 두 개에 대해 논문은 이렇게 적었다.

voice assistants like Hound and Robin did not upload audio at all; instead they transcribed it locally on the mobile device and uploaded the text.

녹음 파일을 올리지 않고, 기기 안에서 글자로 바꿔 그 글자만 올렸다. 연구진이 적어 둔 한계가 실제로 존재하는 동작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증거가 없다」까지가 사실이고, 「불가능하다」는 말은 할 수 없다. 조사 대상도 2017~2018년 안드로이드 앱이다. iOS는 대상이 아니었고 지금의 앱도 아니다.

굳이 듣지 않아도 아는 것이 많다

광고가 잘 맞는 이유를 음성에서 찾을 필요가 없을 만큼, 이미 건너가는 신호가 많다.

누군가와 어떤 이야기를 나눈 뒤 그 사람이 검색을 했다면, 두 기기는 같은 망에 있었고 같은 장소에 있었다. 음성을 듣지 않아도 연결이 된다.

빈도 착각도 크게 작용한다

한번 머리에 들어온 것은 유난히 자주 보인다. 바더-마인호프 현상, 또는 빈도 착각이라고 부른다. 광고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눈에 걸리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확증 편향이 겹친다. 대화와 맞아떨어진 광고 한 개는 또렷이 기억에 남고, 전혀 맞지 않았던 수백 개는 남지 않는다. 그래서 체감은 실제보다 훨씬 강해진다.

다만 이것이 전부라는 뜻은 아니다. 타깃팅이 실제로 정확해서 맞는 경우도 있다. 광고주가 OTT 광고를 사는 첫째 이유가 「타깃 도달 정확도」였다는 조사도 있다.

실제로 적발된 것은 엿듣기가 아니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2년 9월 14일 제15회 전체회의에서 구글과 메타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의결했다.

과징금
구글692억 4,100만원
메타308억 600만원
합계약 1,000억원

사유는 이용자 동의 없이 타사 행태정보, 즉 다른 웹사이트와 앱에서의 활동 기록을 수집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한 것이다. 구글은 서비스 가입 시 기본값을 「동의」로 두고 설정 화면을 가려 「옵션 더보기」를 눌러야 보이게 했고, 메타는 데이터 정책을 스크롤해야 관련 내용을 볼 수 있게 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온라인 맞춤형 광고 플랫폼의 행태정보 처리에 대한 첫 제재였고, 당시 개인정보보호 법규 위반으로는 가장 큰 규모였다.

엿들어서가 아니라, 알리지 않고 모아서 제재를 받았다. 걱정의 방향과 실제로 문제가 된 지점이 다르다.

다만 아직 확정이 아니다

두 회사는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고, 서울행정법원은 2025년 1월 23일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구글 2023구합55191, 메타 2023구합54259). 재판부는 플랫폼이 개인정보를 수집할 때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른 동의를 받아야 하는 주체라고 보았고, 기술적 어려움을 이유로 한 정당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두 회사는 항소했고, 항소심 결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식별하지 않으면 동의가 필요 없다는 기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4년 1월 31일 「맞춤형 광고에 활용되는 온라인 행태정보 보호를 위한 정책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이 문장이다.

특정 개인을 식별하지 않고 행태정보를 처리하려는 경우라면, 이용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처리를 할 수 있다.

다만 누적·중첩·결합으로 특정 개인이 식별될 가능성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 14세 미만 아동에게 행태정보와 개인 식별정보를 결합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려면 사전에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름을 모르는 채로 쌓이는 기록은 동의 밖에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광고 입찰 규격이 2.6에서 yob(출생연도)과 gender(성별) 칸을 폐기한 것과 같은 방향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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